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전문인력뿐 아니라, 부서와 협력사가 필요한 데이터를 서로 이해하고 주고받는 능력이 기업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사의 탄소데이터 요구가 공급망을 따라 이어지면서 생산·구매·재무·영업 등 여러 부서가 함께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교육원과 헥사플러스가 제공한 자료는 이러한 실무 소통 역량을 ‘탄소회화(Carbon Conversation)’로 설명한다. 탄소 관련 용어를 외우는 데서 나아가, 자기 업무에서 어떤 자료가 만들어지고 이를 누구에게 요청해 어떤 근거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취지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동으로 실시한 수출기업 300개사 대상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99.3%가 고객사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는 응답도 90.3%였다. 두 수치 모두 현재 경험과 향후 예상을 합친 결과로, 전체 수출기업의 실제 요구 경험률을 뜻하지는 않는다.

기업 내부에 시스템이 있어도 자료를 다시 손질하는 부담은 남아 있었다. 관리 방식에 대한 복수응답에서 사내 시스템 활용은 66.3%, 엑셀·수기 문서는 42.4%, 고객사 개별 서식은 38.8%로 나타났다. 플랫폼 도입의 장애물로는 구축·연계 비용 부담이 64.0%, 전담인력과 시간 부족이 62.7%였다.

규제 대응에서도 자료의 연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 1월 1일부터 본 제도로 전환됐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분야의 특정 수입품을 대상으로 하며, 모든 수출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다. EU 수입자 등의 의무 이행을 위해 국내 공급기업에도 제품에 내재된 배출량 관련 자료가 요구될 수 있다.

양 기관이 제안하는 교육은 이러한 요구를 실제 업무의 흐름으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구매 부서가 원료 자료를 확보하고, 생산·설비 부서가 사용량과 에너지 자료를 확인하며, 수출 담당자가 고객사의 제출 조건을 살피는 과정이다. 회사마다 업무 분장은 다르지만, 자료를 보유한 부서와 제출 책임자가 서로 다른 경우에도 같은 기준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육의 핵심 질문도 이에 맞춰 구성한다. ‘이 규제가 우리 제품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내가 관리하는 자료의 단위와 집계 기간은 무엇인가’, ‘협력사에 어떤 근거자료를 요청해야 하는가’ 등이다. 계산 결과만 전달하는 대신 산정 범위와 기준, 자료의 출처까지 설명하는 능력을 기르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표시·광고를 담당하는 부서 역시 이런 이해가 필요하다. EU에서는 그린워싱 방지 등을 위한 녹색전환 소비자 권리 강화 지침의 적용이 2026년 9월 27일부터 예정돼 있다. 탄소배출량을 산정하는 일과 제품의 환경성을 광고하는 일은 서로 다른 업무지만, 주장에 맞는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탄소중립교육원과 헥사플러스는 ‘AI 융합 탄소·ESG 리터러시 교육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탄소 교육의 초점을 이론 이해에서 부서와 공급망 사이의 실무 소통 능력으로 넓힐 계획이다.

탄소중립교육원 박희원 박사는 초월에 과거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Can you speak English?”가 화두였다면, 앞으로는 “Can you speak carbon?”이 같은 맥락에서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에 대한 이해와 AI 활용 역량을 결합하는 교육이 기업 재직자뿐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필요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사업의 방향과 실제 성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탄소 관련 개념을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교육 이후 현업에서 자료를 정확히 요청하고 검토하며 제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양 기관은 탄소중립을 규제에 대응하는 과제이자 미래 산업과 직업을 이해하는 교육 주제로 다룰 방침이다. 탄소데이터가 부서와 기업 사이를 오가는 만큼, 교육 역시 담당자 한 사람의 지식에서 조직이 함께 사용하는 업무 언어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출처와 편집 정보

확인: 2026-09-23 · 공개 자료 또는 제공된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