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처음 악기를 잡는 순간에는 관객도 박수도 없을 수 있다.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아 멈추고, 같은 부분을 다시 연습하는 시간부터 시작한다. 학교 예술교육을 생각할 때 이 첫 시간을 더 넓게 보장해야 한다. 잘 준비한 학생의 무대와 함께, 아직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학생이 시도할 자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10월 8일 보도자료에서 7~8일 화성예술의전당에서 학생예술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첫날에는 12개 학교의 학생 오케스트라가, 둘째 날에는 합창·국악·무용·뮤지컬 등 18개 학교의 공연 팀과 화성오산 교원합창단이 참여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을 포함한 참석 규모는 약 3,000명으로 제시됐다. 학생 출연자만 3,000명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지역의 전문 공연장에서 연습한 결과를 나누는 자리는 소중하다. 학생들이 만든 공연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바라보는 일에도 의미가 있다. 다만 이 발표만으로 지역 학생 누구에게나 예술을 배울 기회가 충분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발표에 나타난 것은 행사 구성과 참석 규모이며, 학생별 학습 기회나 참여하지 못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는 아니다. 이 칼럼도 행사 현장을 평가하거나 특정 학교의 선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은 아니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공연을 준비하는 경로를 더 다양하게 만드는 일이다. 완성된 연주를 보여주는 발표 과정과 별도로, 경험이 없는 학생이 짧게 악기를 만져 보고 목소리와 몸으로 표현해 보는 입문 시간을 마련하면 어떨까. 처음부터 무대 출연을 약속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고, 다른 장르로 옮겨 갈 수도 있는 과정이면 좋겠다. 예술을 배울 자격을 이미 잘하는 능력으로 판단하지 말자는 뜻이다.

이런 과정에는 구체적인 운영 조건이 따라야 한다. 악기를 빌릴 수 있는지, 연습 공간과 시간이 있는지, 방과 후 귀가와 비용 부담은 어떤지 살펴야 한다. 교사와 강사가 초보 학생을 지도할 시간을 확보하는 문제도 포함된다. 이는 이번 예술제에서 해당 지원이 없었다는 지적이 아니다. 다음 교육 계획을 세울 때 학교와 지역기관이 함께 확인했으면 하는 항목들이다.

국제적인 논의도 예술교육을 단발성 무대보다 넓게 바라본다. 유네스코가 2024년 2월 15일 발표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채택 설명은 다양한 교육 환경에서의 평생학습과 교육과정 안에서 문화예술의 역할을 강조한다. 학교와 문화기관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방향도 제시한다. 이 자료는 특정 지역 축제의 효과를 측정한 연구가 아니라 회원국의 정책 방향을 설명한 문서다. 화성·오산 행사에 같은 효과가 있었다는 근거로 가져올 수는 없다.

그 방향을 지역 교육에 적용해 보자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공연장과 학교의 협력이 대관으로 끝나지 않고, 학생이 장르를 탐색하고 연습하는 시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예를 들어 공연을 본 뒤 짧은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학교에서 만든 작은 작품을 지역 공간에서 나누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큰 행사의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이미 있는 공간과 사람을 꾸준히 연결하는 방법을 먼저 찾을 만하다.

학생의 선택도 중요하다. 무대에 서는 역할만이 아니라 작곡, 대본, 무대미술 등 자신이 관심 있는 표현 방식을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뒤에서 돕는 역할을 일부 학생에게 고정해 배정해서는 안 된다. 역할은 스스로 선택하고 바꿀 수 있게 하며, 새롭게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물어보면 좋겠다. 관람을 선택한 학생에게도 감상을 말하거나 글로 남길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예술교육의 기록에도 완성된 공연 외의 과정이 남았으면 한다. 처음 참여한 학생이 무엇을 시도했는지, 어려웠던 부분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학생 자신의 말로 남기는 방식이다. 실제 학생의 동의와 목소리가 필요하며, 행사를 빛내기 위한 감상문을 대신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학생예술제의 개최 정보는 교육지원청의 원문 발표에서 확인했다. 개별 학생의 경험과 교육 효과를 독립적으로 검증한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서 제안한 입문 과정과 지원 방식은 확인된 현장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의 교육에 대한 의견이다. 박수받는 날을 축하하면서, 첫 소리가 서툴러도 다시 해 볼 수 있는 평소의 시간을 함께 넓히자.

출처와 편집 정보

확인: 2026-10-08 · 필자의 의견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