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디지털 정보를 가려 보라고 말하는 부모라면, 자신이 모르는 정보를 만났을 때의 모습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곧바로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출처를 열고, 날짜를 찾고, 아직 알 수 없는 부분을 남겨두는 모습이다. 부모의 AI 교육은 모든 기능을 먼저 익혀야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원교육지원청은 10월 16일 보도자료에서 전날 경기도교육청교직원복지센터에서 관내 초·중·고 학부모 대상 AI·디지털 특강을 열었다고 밝혔다. 정현선 경인교육대 교수가 강연했고, 미리 접수한 자녀의 AI·디지털 기기 사용 관련 고민을 바탕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지원청은 가정에서의 사용지도와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행사 목적으로 제시했다.

이 발표를 읽으며 주목하고 싶은 대목은 부모에게도 질문할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다만 공개 자료에는 개별 질문과 답변 전문, 강연의 구체적인 지도 지침, 교육 이후의 변화가 제시돼 있지 않다. 아래 제안은 강연자의 발언을 옮긴 것이 아니라, 이 행사를 계기로 생각해 보는 가정의 정보 확인 방식이다.

함께 확인할 작은 정보 하나

가령 아이가 AI 답변이나 인터넷 글을 보여준다면, 그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장 하나를 골라보자. 지역 도서관의 행사 날짜나 공공시설 이용 시간처럼 원문 안내를 찾을 수 있는 내용이면 충분하다. 이 예시는 실제 참여 가정의 사례가 아니라 함께 해볼 활동의 제안이다.

첫 단계는 화면의 문장과 근거를 나누는 일이다. 어디에 그렇게 쓰여 있는지, 링크가 실제로 열리는지, 원문도 같은 말을 하는지를 부모와 아이가 함께 확인해보면 좋겠다. 출처가 달려 있다는 이유만으로 확인을 끝내지 말고, 그 자료의 날짜와 적용 대상을 살펴보자는 뜻이다. 오래된 운영 시간이나 다른 지역의 공지를 발견했다면, 왜 지금의 질문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지 이야기할 수 있다.

답을 찾지 못한 채 끝나는 날도 허용해야 한다. 부모가 모른다고 말한 뒤 확인할 곳을 적어두는 장면 역시 교육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무엇이 맞는지 당장 판정하는 데만 무게를 두면,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릴 자리가 좁아진다. 가족의 대화에는 확인한 사실, 그 사실에서 짐작한 내용, 여전히 모르는 내용을 따로 두는 연습이 필요하다.

부모가 고친 답도 보여주자

이 활동을 아이의 오류를 찾아내는 시험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부모가 먼저 믿었던 정보도 같은 기준으로 살피고, 잘못 알았다면 어느 자료를 보고 생각을 바꿨는지 설명해보자. 정정은 체면을 잃는 순간이 아니라 근거를 따라 판단을 바꾸는 과정을 보여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아이에게만 출처를 요구하면서 어른이 전달하는 정보는 질문할 수 없게 한다면, 확인의 기준이 가족 안에서 달라진다. 부모의 말도 물어볼 수 있고, 아이가 찾은 근거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이 아는지 겨루는 분위기보다 서로의 판단 과정을 설명할 시간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매번 원문을 찾고 비교할 여유를 갖추기는 어렵다. 그래서 학부모 교육은 강의가 끝난 뒤에도 이용할 수 있는 짧은 예시와 확인 경로를 남겼으면 한다.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생활과 가까운 질문 하나, 원문을 찾는 과정, 판단을 보류해야 하는 지점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것이 이번 수원 특강에서 이미 제공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배움의 부담을 가정에만 넘겨서도 안 된다. 부모가 기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두기보다, 학교와 공공기관이 질문을 받아줄 통로를 갖추고 자료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부모 교육의 성과를 살필 때도 참석 인원과 만족도에 더해, 교육 뒤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도움의 경로가 남았는지 물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행사의 개최와 구성은 수원교육지원청 발표에 근거한다. 게시문과 첨부 원문을 대조했지만 별도의 독립된 현장 자료나 효과 검증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 특강이 특정한 변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의 학부모 교육이 지향할 태도는 제안할 수 있다. 부모가 모든 답을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모르는 것을 숨기지 않고, 확인한 만큼만 말하며, 새로운 근거 앞에서 답을 고치는 모습을 아이와 나누면 좋겠다.

출처와 편집 정보

확인: 2026-10-16 · 필자의 의견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