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설명은 실제 고용 자료에서도 확인될까. 국회예산정책처가 9월18일 공개한 ‘생성형 AI의 노동시장 영향’ 보고서는 국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가 고용·채용·임금 감소를 유발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대만 따로 살펴본 분석에서도 같은 방향의 결론을 제시했다.
다만 이를 ‘AI는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확정 판정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보고서가 살핀 기간과 고용 자료의 범위가 제한돼 있고, 직업을 묶어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부 집단의 변화가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과 구직자에게 중요한 것은 결론뿐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비교했는지다.
먼저 연구진은 어떤 직업에서 AI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지 조사했다. 설문은 2026년 5월6일부터 19일까지 국내 재직자 1,5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자료 분석, 문서 작업, 콘텐츠 제작 등 생성형 AI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57개 직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몸을 쓰는 현장 업무 등 모든 직업을 고르게 조사한 전국 취업자 실태조사는 아니다.
이 조사에서 만든 ‘AI 노출도’는 해당 직업이 사라질 확률을 뜻하지 않는다. AI 사용 뒤 업무 처리량이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관한 응답 등을 바탕으로, 직업별 평균 노동생산성 개선 정도를 나타낸 지표다. 응답자가 보고한 변화를 이용한 수치이므로, 모든 작업을 실험실에서 직접 재고 측정한 생산성 결과와도 구분해야 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과 낮은 직업의 고용 흐름을 비교했다. 고용·채용 분석에는 2018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월별 고용보험 자료를 사용했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전후를 살피면서 직업별 추세와 산업별 경기 차이 등을 고려하는 통계 분석을 적용했다. 단순히 AI 출시 뒤 청년 취업자가 줄었다는 두 사실을 나란히 놓고 원인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보고서가 구분한 대목은 ‘화이트칼라 청년 고용의 부진’과 ‘그 부진이 AI 때문에 발생했는지’다. 분석에서는 20대의 사무·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고용이 생산직에 비해 부진한 흐름이 나타났다. 그러나 화이트칼라 안에서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더 크게 고용이 줄었다는 일관된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산업별 경기 둔화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가 개별 구직자의 어려움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고용보험 자료는 주로 보험에 가입된 임금근로자의 변화를 보여준다. 보험 밖에서 일하는 사람까지 포함한 전체 노동시장이나, 특정 기업이 신입 채용을 줄인 이유를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직업을 하나의 묶음으로 분석하면 같은 직업 안에서도 회사 규모, 산업, 담당 업무에 따라 달라지는 영향이 평균 속에 묻힐 수 있다.
관찰 기간도 한계다. 고용 분석은 2026년 6월까지의 자료를 사용했으므로 이후 변화는 담지 않는다. AI 도입 효과가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거나, 현재의 자료와 분석 방식으로 포착하기 어려웠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연구진이 고용 감소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말과, 앞으로도 감소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서로 다른 주장이다.
진로 정보로 읽을 때도 직업 이름 하나에 ‘안전’ 또는 ‘소멸’ 표시를 붙이는 데 이 보고서를 이용하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직업 전체를 위험군으로 단정하기보다 실제 AI 활용, 채용, 소득의 변화를 계속 관찰하고 필요한 지원을 구체화할 것을 제안한다. 학생과 구직자가 관심 직무를 살필 때도 AI를 쓰는 업무가 무엇인지, 채용 조건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한 별도 정보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이 기사는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개한 보고서 원문과 같은 기관의 발간 보도자료를 대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정책 분석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별도 기관의 독립적인 재현 연구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9월18일 발간 자료를 바탕으로 결론의 범위와 한계를 검토했으며, 오늘 새 고용 통계가 발표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 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현안분석 제110호: 생성형 AI의 노동시장 영향 · 2026-09-18
- 보고서 원문 PDF: 조사 설계 16~18쪽, 고용 분석 59~84쪽, 결론 86~87쪽 · 2026-09-18
-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발간 보도자료 · 2026-09-18
- 자료사진 원본·이용 조건: Typing On Laptop, CC0 1.0 · 2021-07-15
- CC0 1.0 이용 조건 · 2026-09-29
확인: 2026-09-29 · 공개 자료 또는 제공된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