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두 곳을 합치면 학생에게 더 좋은 대학이 될까.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9월 22일 공개한 「KEDI Brief」 제18호는 통폐합 뒤 입학경쟁률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취업 성과나 교육의 질까지 좋아졌다고 확인한 연구는 아니다. 대학 통합 소식을 읽을 때 학교 수 감소와 학생이 누릴 변화는 구분해야 한다.

김택형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이 자료는 2025년 기본연구 「대학 통폐합 과정 쟁점 분석」의 성과 분석을 정리했다. 연구진은 고등교육통계와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활용했다. 2000~2026년 확인한 통폐합 37건 중 전후 자료가 부족한 10건을 빼고 27건, 통합 전 54개 대학을 분석했다. 분석의 기초 단위는 통합 뒤 기준 37개 캠퍼스다. 최근 통합 대학 전체의 성적표로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통합 방식도 나눴다. 두 대학 자료가 하나로 합쳐지는 ‘일원화’는 17건, 통합 뒤에도 본교와 제2캠퍼스 자료를 따로 공시하는 ‘이원화’는 10건이다. 일원화 유형은 통합 전 두 대학의 학생 수 등을 더하거나 경쟁률을 가중평균해 통합 이후와 비교했다. 단순히 한 대학의 전후 숫자만 붙여 놓은 분석은 아니다.

연구진은 대학마다 다른 통합 연도를 기준점으로 맞추고, 통합 순간 지표가 얼마나 바뀌었는지와 그 뒤 증가·감소 속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따로 추정했다. 단절적 시계열 분석에 대학 고유의 고정된 특성을 통제하는 모형을 적용했다. ‘직후 변화’와 ‘이후 추세’는 서로 다른 값이다.

전체 분석에서 입학경쟁률은 통합 시점에 1.66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66% 상승이라는 뜻이 아니다. 자료가 든 설명대로 경쟁률 2대 1이 3.66대 1로 바뀌는 것과 같은 단위다. 신입생 충원율의 직후 변화는 2.51%포인트였다. 반면 충원율의 통합 이후 추세 값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표시되지 않았다. 직후 개선을 매년 같은 폭으로 계속 좋아졌다는 말로 바꿀 수 없다.

규모 축소와 조직 변화도 엇갈렸다. 입학정원은 통합 직후 약 457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고, 이후에도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 비전임교원과 학과 수는 직후 줄었다가 이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통합이 단기적인 감축을 가져왔지만 조직 운영의 장기적 효율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교원이나 학과가 다시 늘었다는 사실 자체를 실패로 단정하지 않았다. 교원 증가는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학과 증가는 새로운 전공 수요에 대응하는 변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줄인 숫자만으로 성공을 평가하면 교육 여건 개선과 전공 다양화를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한계는 무엇을 측정하지 못했느냐다. 자료는 취업률, 연구 성과, 재정 건전성, 지역사회 파급 효과를 충분히 분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합하지 않은 유사 대학을 비교집단으로 삼아 인과관계를 더 엄밀하게 확인하는 작업도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따라서 관찰된 변화 전부가 통합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하거나, 개별 대학의 미래 성과를 예측하는 데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대학 이름을 하나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중복 학과 조정, 캠퍼스별 특성화, 교육과정 공동 운영과 행정조직 통합을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연구진의 정책 제안이며 확정된 새 제도가 아니다.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통합 여부에 더해 희망 전공의 교육과정과 실제 수업 장소를 대학 공식 안내에서 확인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이번 기사는 KEDI가 공개한 10쪽 브리프의 분석 대상·방법·결과표·한계를 대조했다. 한경국립대의 관련 게시물도 확인했지만 같은 KEDI 자료를 소개한 것이어서 독립적인 재현 검증으로 볼 수 없다. 개별 대학의 교육 성과를 추가로 검증한 결과는 이 기사에 포함하지 않았다.

출처와 편집 정보

확인: 2026-09-29 · 공개 자료 또는 제공된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