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새 책가방을 고르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 아이가 새 교실에서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구하며, 어떤 활동에 참여할지 함께 살펴보는 일이다. 유치원에서 즐겁게 해 온 놀이와 표현의 경험도 그 준비에 담겨야 한다. 아이의 배움은 학교 이름이 바뀌는 날 새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정부교육지원청은 10월 28일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문학·예술·체육 교육을 연결하는 ‘PLAY-RAS’ 사례나눔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유치원·초등 교원으로 구성된 유·초이음교육 협력지원단 25명이 참여해 교육활동 사례를 나누고 공동 교육과정 설계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교육지원청은 이를 바탕으로 사례나눔집을 개발·배포하고 교원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발표에서 주목하고 싶은 대목은 서로 다른 학교급의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함께 설계한다는 점이다. 입학을 앞둔 아이를 이해하려면 그 아이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배우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유치원 교사와 초등학교 교사가 서로의 활동을 살펴보고, 익숙한 경험을 다음 배움에 어떻게 연결할지 구체적으로 의논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년 보고서 ‘Starting Strong V’는 유아교육에서 초등교육으로 옮겨가는 시기를 주변 사람과 상호작용 방식, 활동과 물리적 환경이 함께 달라지는 전환기로 설명한다. 여러 나라의 조사와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교사, 교육과정과 교수법, 발달 측면에서 배움의 연속성을 살핀 정책 보고서다. 입학 준비를 생각할 때 수업 내용과 함께 관계와 공간까지 들여다볼 이유를 보여준다.

교사들의 공동 설계는 작은 활동 하나에서 시작해도 좋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함께 읽은 이야기를 초등학교에서는 장면 그리기와 역할놀이로 이어갈 수 있다. 익숙한 노래에 새로운 동작을 붙이거나, 친구와 규칙을 정해 보던 놀이를 새 학급에서 다시 해 보는 방법도 있다. 이는 앞으로 시도할 수 있는 수업 제안이다. 아이가 이미 해 본 일을 출발점으로 삼으면 교사도 다음 활동을 설계할 구체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공동 준비 시간에는 활동 이름만 공유하기보다 아이들이 참여했던 방식을 나눴으면 한다. 어떤 재료를 골랐는지, 친구에게 생각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활동을 바꿀 때 어떤 안내를 사용했는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첫 수업의 질문과 준비물을 정하고, 유치원 교사는 앞으로 만날 학교생활을 아이에게 더 구체적으로 소개할 수 있다.

학교 공간을 알아보는 경험도 교육과정에 담을 만하다. 교실과 도서관을 둘러보는 날에는 이동 경로뿐 아니라 쉬고 싶을 때 머물 곳,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까지 안내하면 어떨까. 방문 뒤에는 아이에게 기억에 남은 공간과 더 알고 싶은 것을 그림이나 말로 표현할 기회를 줄 수 있다. 어른이 준비한 안내에 아이의 궁금증을 더하는 방식이다.

가정에 보내는 안내도 이런 경험과 연결되면 좋겠다. 학교에서 자주 쓰는 말과 하루의 흐름, 준비물을 두는 위치를 사진이나 간단한 그림으로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보호자에게는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함께 적어 보내도록 안내할 수 있다. 가정과 학교가 같은 생활 장면을 놓고 대화할 때 입학 준비의 내용도 한층 구체적이 된다.

이음교육을 위한 협력은 입학 뒤에도 이어져야 한다. 새 학기의 첫 몇 주가 지난 뒤 교사들이 다시 만나 준비한 활동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피고 다음 계획을 조정하는 시간을 마련하자. 아이들이 쉽게 찾은 공간, 설명을 더 필요로 했던 약속, 다시 하고 싶어 한 활동을 정리하면 다음 해의 준비에도 쓸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육지원청은 공동 협의 시간을 확보하고 자료를 함께 다듬는 일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사례나눔집에도 이런 과정이 담기길 바란다. 활동을 고른 이유와 필요한 준비, 아이에게 건넬 질문, 입학 뒤 이어갈 방법까지 함께 적으면 다른 교사가 자신의 교실에 맞게 활용하기 좋다. 유치원에서 쌓은 경험을 초등학교가 알아주고 다음 배움으로 이어주는 일. 그 연결을 교사와 가정이 함께 준비할 때, 새 교실을 맞는 아이에게 건넬 환영도 더 구체적이 될 것이다.

출처와 편집 정보

확인: 2026-10-28 · 필자의 의견을 담은 글입니다.